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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원·행정 절차 (실제 신청 후기)

스타트업 퇴사하며 떼일 뻔한 돈 되찾은 기록 (고용노동부 민원 후기 마지막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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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인 미만 스타트업에서 퇴사하며 떼일 뻔한 돈을 되찾은 기록, 마지막 이야기입니다. 1편부터 4편까지는 무엇을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기록이었습니다. 이번 편은 그 전에 제가 무엇을 놓쳤는지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시작은 두려움이었습니다.

아이를 키우면서 가장 무서웠던 건 경력이 끊기는 것이었습니다. 한 번 끊기면 다시 잇기 어렵다는 걸 주변에서 너무 많이 봤거든요. 공백이 길어질수록 이력서에 설명해야 할 게 늘어나고, 설명할수록 불리해지는 구조요.

 

그래서 조건을 따지지 않았습니다.

집에서 가깝고, 등하원을 감당할 수 있고, 아는 분 소개라 믿을 만하다. 이 세 가지면 충분하다고 생각했어요.

일단 다시 일을 시작하는 게 중요하다고 스스로를 설득했습니다.


돌아보면 신호는 있었습니다

 

그때는 몰랐는데 지금 보면 보이는 것들이 있습니다.

근로계약서에 없는 이야기가 말로만 오간 것. 지원금 건이 그랬습니다. 액수도 조건도 시기도 전부 구두였어요.

노동법에 무지하고 근로자의 권익이 보호되기 어려운 구조... (연차 개념이 모호하고, 서류 절차가 누락되기 일쑤인)

마지막이 특히 중요한 것 같습니다. 설령 회사가 악의가 없어도 근로자는 똑같이 손해를 봅니까요.

그래도 잘한 것들

자책만 할 일은 아니었습니다. 되짚어보면 결과를 바꾼 선택도 있었습니다.

그 자리에서 싸우지 않은 것. 당일 통보를 받았을 때 따지지 않고 그냥 나왔습니다. 감정적인 대화가 남지 않고 팩트만 남은 게 저에게 유리하게 작용했습니다.

대화 기록을 지우지 않은 것, 사직서(2편에서 다뤘듯이, 이게 사건 전체를 지탱했습니다)를 쓰지 않은 것.

예고한 대로 실행한 것. "○일까지 지급되지 않으면 진정하겠다"고 했고, 그날이 지나자 바로 접수했습니다. 합의가 빨리 된 이유의 대부분이 여기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공통점이 있었습니다. 전부 감정을 앞세우지 않은 선택이었습니다.


퇴사할 때는 이렇게

퇴사 의사는 문자나 메일로 날짜를 특정해서 기록으로 남기세요. 구두로 XX
사직서는 신중하게 회사가 정한 날짜가 적힌 사직서에 서명하면 해고가 자진 퇴사가 됩니다.
대화방에서 나가지 마세요 홧김에 나가는 순간 기록이 사라져요. 대화 기록 저장 혹은 스크린 캡처.
금품 청산은 퇴직 후 14일 이내 사용자의 의무입니다. 기다려달라는 말에 무한정 기다릴 이유가 없어요.

그리고 하나 더. 매너 있게 나가려는 마음이 손해로 돌아올 수 있다는 것.

저는 대기업에서 배운 대로 3주에서 한 달 전에 여유 있게 알렸습니다. 인수인계 시간을 드리려는 배려였어요.

그런데 그 배려가 "그럼 지금 나가"로 돌아왔습니다.

 

그렇다고 다음에 통보 없이 나가겠다는 건 아닙니다. 다만 여유를 두고 알리되, 그 내용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기겠다는 것.

제가 정한 날짜가 문서로 남아 있어야 회사가 그 전에 끊었을 때 따질 수 있습니다.

제 경우가 정확히 그랬습니다. 배려가 손해가 된 게 아니라, 기록이 있었기 때문에 그 배려가 무기가 됐습니다.


비슷한 상황에 계신 분께

혹시 지금 저와 비슷한 자리에 계시다면, 이것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여러분 잘못이 아닙니다. 다만 불이익이 있었다면 좋은 게 좋은 거다라고 넘기지 말고, 꼭 짚고 넘어가세요.

그래야 꼼수를 쓰거나, 설마 민원 넣겠어 하고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사람들이 법 무서운 줄 알거든요.

 

다행히 노동법은 노동자의 편입니다. 작은 회사라고 법이 비켜가지 않아요.

5인 미만이어도 해고예고수당은 받습니다. 계약서에 없어도 구두 약속은 유효합니다.

사장이 노동법을 모른다는 건 여러분이 포기할 이유가 아니라, 회사가 책임질 문제입니다.

 

그리고 절차는 생각보다 훨씬 간단합니다. 진정 접수에 20분 걸렸습니다.

노동청에 가지도 않았고요. 접수까지 망설인 시간이 실제 해결에 걸린 시간보다 길었습니다.

 

상담은 전부 무료입니다.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는 국번 없이 1350이고, 관할 지방고용노동관서 고객지원실에서도 받을 수 있습니다.

임금 관련 채권의 소멸시효는 3년입니다. 지난 일이라고 포기하지 마세요.


마치며

결국 저는 받을 걸 대부분 받았습니다.

그런데 이 시리즈를 쓰면서 계속 든 생각은 다른 거였습니다.

애초에 이럴 일이 아니었다는 것. 처음부터 약속대로 줬으면 서로 이 시간과 비용을 쓰지 않았을 텐데요.

 

그래도 얻은 게 있습니다. 다음에 어디서 일하든, 첫날 계약서를 확인하고 말로 들은 건 그날 문자로 남기는 사람이 됐다는 것.

그리고 비슷한 일을 겪는 누군가가 이 기록을 보고 며칠쯤 덜 헤맬 수 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긴 시리즈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시리즈 안내

  • 1편 5인 미만 사업장? 해고예고수당 적용됩니다
  • 2편 호락호락하지 않은 고용주 어떻게 대응/커뮤니케이션 했나
  • 3편 고용노동부 진정 접수, 집에서 20분이면 끝납니다
  • 4편 노동청 출석조사를 앞두고 — 접수부터 입금까지
  • 마지막 편 (현재 글) 스타트업 퇴사하며 떼일 뻔한 돈 되찾은 기록

 

 

이 글은 제 개인적인 경험과 그 과정에서 찾아본 내용을 정리한 것입니다. 저는 법률 전문가가 아니며, 개별 사안은 근로 형태·재직 기간·계약 내용에 따라 결론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인 상황에 대한 정확한 판단이 필요하다면 고용노동부 고객상담센터(국번 없이 1350)나 가까운 지방고용노동관서에 문의하시는 걸 권합니다. 상담은 무료입니다.